3월 중순 즈음에 친구들과 포천으로 캠핑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커피를 좋아하는 우리들은 좋은 카페를 찾아나섰는데, 우연히 네이버지도를 통해 이 카페를 찾게되었다. 유일하게 건축을 전공한 나는 외관을 보자마자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았고, 역시나 출근하면 월간 스페이스 홈페이지부터 들여다보던 내가 읽어봤던 게시글에 나온 카페였다.
위치
포천에서 군대를 다녀온 나는 포천이 대충 어떤 도시인지 대략적으로 알고있다. 시내의 가로변이 그렇게 미관적으로 우수하지 않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자연환경이 정말 뜻하지 않게 예쁘고 정겨운 모습을 갖고있는 도시다. 광활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대자연의 느낌보다는 숨겨진 뒷산의 가꿔지지 않은 숲에서 느껴지는 정겨움이 있는 도시다. 물론 내가 모든 포천을 돌아다니진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가본 포천의 지역들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이 카페도 그래서인지 골목안으로 들어가야 찾을 수 있다. 대로변으로 나와있는 큰 카페들이나 식당들 사이의 골목으로 진입하면 안쪽에 적당한 마당을 두고있는 카페 '포옥'이 보일 것이다. 좋게 포장해보면 마치 산 중턱에 약간의 흙길을 걸어 들어가면 나오는 작은 별장같은 느낌으로 꽤나 안쪽에 배치되어있다.
그래서인지 뒤의 작은 언덕위의 나무들과 가까이 있어 숲에있는 듯 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꽤나 잘 어울렸다. 이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할수도있지만, 대로변에 접근성 좋은 카페에 비해 힘들게 들어온 만큼, 자연과 가까이 있기에 사람들이 더 찾고싶은 카페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건축문화상 받은 카페
주차를 하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보니 현판이 붙어있었는데 읽어보니 건축문화상을 수상했다.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다. 감히 내가 판단하는게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대중이 생각하기에도 너무 좋은 공간이었다. 탁트인 호수를 향한 뷰나, 울창한 숲을 내려다보는 뷰가 있지 않지만, 정해진 면적 안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밖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공간을 계획한 것 같아보였고, 그런 의도들이 꽤나 잘 적용이 된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남자 셋이 뜻하지 않게 방문한 카페라서 정성스럽게 사진을 찍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다시 재방문하기에 포천은 너무멀다.(나는 인천 주민이다.) 그래도 내가 남들에게 이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앞서 말한것과 같은 이유로 다양한 관점에서, 위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대상이 아름답다는 것과 자연을 보지 못하는 곳이라면 공간의 재질이 만드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정에서는 건물의 입면을 안에서 바라볼 수있고, 외부에서 보여지는 벽돌의 쌓기방식을 좀더 가까이서 피부로 느낄 수 도있다. 군데군데 정말 많이 신경쓴것 같아 보였다.
사실 커피는 맛이없었다. 빵이나 아인슈페너같은 음료에 들어가는 크림은 맛있었는데 커피가 너무 맛이없었다. 그날만 잘못내린건지, 기계의 문제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공간이 너무나도 좋았기에 커피값이 아깝지 않았다.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포천에 여행을 갈때 한번쯤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목에 있어 그리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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