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에서 인기 있는 공간 중 하나인 'LG 아트센터', 원주에서 유명한 조각들과 미술작품들을 볼 수 있는 '뮤지엄 산', 제주도의 자연과 공존하는 '유민미술관', '글라스하우스', '본태박물관', 등 우리의 일상 속에서 특별한 공간으로 여겨지고 외부인에게도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는 이 모든 공간들은 바로 '안도 다다오'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일본인이지만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안도다다오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안도 다다오
일본 오사카에서 1941년에 태어난 안도다다오는 둘째 아들만 키우던 어머니로 인해 할머니 밑에서 자라게 되었다. 고등학교 재학당시 아마추어 권투선수생활과 트럭운전수로서의 생활을 병행하면서 지내던 중, 헌 책방에서 르 꼬르뷔지에의 설계도면을 접하게 되었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모든 일을 그만두고 대학 진학 조차 포기한 채 세계여행을 하며 건축을 독학으로 공부하였다. 이런 인생 덕분인지 그가 가진 특유의 거친 언행과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무시한 채 자신의 고집대로 진행하는 추진력이 대중에게는 매력으로 다가가 인상 깊은 건축가가 되었다. 심지어 고졸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명문대학교에서 교수로 역임하는 등의 평범하지 않은 비범한 삶을 살기도 하였다. 1969년에 그는 자신의 사무소를 개소하고 토미시마 주택을 건설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시작하였다. 당시 건축학적으로는 구조적인 역할의 재료로만 여겨졌던 콘크리트를 장인과 같은 손길로 물성을 살려내어 예술품처럼 만들어내는 당시에는 독특한 건축가로 평가받았다. 이런 디자인적 요소는 일본의 간결하고 단순함, 정갈함과 잘 맞물리기도 하며 서양에서 성행하던 모더니즘 건축의 특징 안에 동양적인, 일본적인 건축적 요소 중 하나였던 비효율적인 동선과 사용자의 경험을 중요시하는 것들을 적절하게 융화시켰다는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본인의 국가인 일본에서만 활동했던 사람이다. 그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우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건축계의 거장이자 스타건축가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도 이미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인기가 많은 건축가이다. 노출콘크리트를 대중화시키며 노출콘크리트를 주 재료로 이용한 건축물들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결국 노출콘크리트는 안도다다오 그 자체가 되었다. 자서전에 의하면 그는 콘크리트를 타설 하는 날이 되면 직접 가서 현장에 가서 타설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제대로 되는지 감독하며 인부들을 힘들게 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교회나 절 같은 영적인 공간을 많이 설계했지만 본인은 무신론자라고 한다. 한편 그의 이런 행보에 깊은 영향을 받은 같은 동양건축가들이 많았는데, 한국에서도 각종 국내 상을 수상한 건축작품들을 보면 개중 몇몇 작품들은 안도다다오의 건축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되었다는 느낌이 오는 것이 꼭 포함되어 있다.
2. 건축적 특징
그의 건축물들이 가진 특징 중 하나는 일반인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많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로 표현된 건축물이나 장식적으로 화려한 건축물이 아닌, 공간이 가진 힘이 이용자에게 감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에 대중들에게 인기도 많고 관광지로도 유명한 경우가 많다. 또한 정적이고 차분하고 견고한 노출콘크리트의 면과 덩어리 속에서 종교적인 신비로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며 그가 계획한 동선대로 공간을 경험하며 여행하는 듯 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 노출콘크리트를 강하게 사용하는 성향이 짙어 사람들에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는 점도 있다. 70-80년대 건축계의 최고의 건축가로서 노출 콘크리트가 사용된 건물들을 보면 다수의 작품에 그가 참여하거나 그의 영향을 받은 건물이 많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노출 콘크리트 기법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자칫 잘못하면 거푸집의 다른 보기 싫은 자국들이 콘크리트에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력이 좋은 콘크리트 배합과 타설의 장인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일본이 가진 콘크리트의 품질도 한몫한다고 한다. 또한 그의 건축물은 기하학적인 형태들의 조합이 특징적이기도 하다. 기본 골조에 장식적인 요소가 덧대어지는 형태가 아니라 벽과 바닥, 벽과 천장이 만나는 방식에 대해서 재료적인 분리가 아닌 형태적인 특징들을 넣고 그것들이 장식으로 보이지 않으며 몇몇 덩어리가 조합을 이루어 큰 공간을 만들거나 작은 틈새로 들어오는 빛을 이용하기도 한다. 추가적인 요소가 아니라 본연이 가진 형태가 주변의 요소나 자연과 어우러져 공간이 힘을 갖게 하는 것이 그의 건축의 큰 특징이다.
3. 비판적인 시선
그의 인기가 대중들에게 많은 만큼 그를 향한 비판적인 시선도 당연히 존재한다. 가장 큰 의견은 과연 그의 건축물이 사람들의 생활환경에 적합하냐는 것이다. 동선에서 느낄 수 있는 여행하는 듯 한 경험은 색다른 경험이지만 효율성을 생각해 보면 절대적으로 비효율적이며, 자연을 존중하고 하나 되려는 노력이 보이는 만큼 감동적이지만, 춥고,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불편하다. 예를 들어 스미요시 주택을 보면 심미성과 재질의 정교함, 아름다움을 갖고 있지만 방에서 방으로 이동할 때 무조건 외부를 통해야 하며 비가 오면 다니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그는 작은 공간에서의 아기자기한 디테일들이 강점인데 큰 규모의 건축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불필요한 대규모공간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이는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한국에도 그의 작품이 많이 있는 만큼, 한 번쯤 가서 경험해 보고 건축이 주는 새로운 힘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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