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튀르키예에 일어난 대지진으로 인해 튀르키예의 많은 국민들이 사고를 겪고, 사람아남은 사람들은 온전한 주거환경을 잃게 되어 위험요소가 가득한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세계적인 문제로 인류의 생존에 문제가 생길 때에 건축계에서는 의식주 중에서 하나를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항상 대안과 방법을 모색한다. 건축가가 인류를 위해 재난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일이 있을지, 현실적인 방법으로 극대화된 효율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그러한 건축계에서 항상 모범적인 활동을 해왔던 건축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1. 종이의 건축가 시게루 반
1957년 일본의 도쿄에서 태어난 시게루 반은 남캘리포니아 건축학원에서 공부하고 쿠퍼유니온의 건축대학원에서 공부하며 그가 존경하고 동경하던 존 헤이덕의 밑에서 공부하였다. 그렇게 1984년 졸업한 시게루 반은 그가 따르던 헤이덕으로부터 '건축사학'이나 '3차원 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속적으로 헤이덕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시게루반의 건축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시게루 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품의 요소중 하나는 보이지 않는 구조였다. 일부 건축가들은 구조를 오히려 드러내어 구조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건축가들도 있었던 반면, 시게루 반은 반대로 구조적인 요소들을 되도록이면 드러내지 않고 설계 자체에 녹여내고자 하였다. 간단하게 말하면 건물의 형태 자체가 구조적인 도움 없이 구조체가 되는 것이다. 이런 지향점을 가진 그는 최신 재료나 새로운 공법보다는 그것들을 이용해 최종적으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숨겨진 개념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일부러 재료를 선택하기도 하였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난 건축가로서 당연히 일본의 전통건축에서 나타난 요소들을 갖고있다. 예를 들면 '쇼지'가 나타나거나, '보편적 바닥'이라는 개념을 통해 모든 방들이 서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형태들을 갖고 있다. 이러한 태생을 갖고 있는 시게루반이 건축공부는 서양에서 하게 되면서 서양의 건축양식과 동양의 건축방식을 수용하여 일본에서는 보다 선구적인 건축가가 되었다. 그렇게 선구적인 역할을 해오던 시게루 반은 결국 최초로 종이가 주된 재질인 주택을 지은 건축가가 되었다. 현재까지도 그는 여전히 종이로 된 튜브와 종이를 주 재료로 이용하고있다. 이러한 그의 주관을 이어가기 위해 건축 법규를 통과해야 했고 그를 위한 특별 승인을 받기도 하였다. 그는 종이를 사용하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많이 절약할 수 있으며 재활용이 가능하고 고급기술이 필요하지 않기에 가장 합리적인 재료라고 생각했다. 또한 종이는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재료였다. 1986년, 그는 종이 튜브의 구조 실험 개발이 이뤄졌다. 당시 친환경적인 기술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질 무렵이었는데 그는 종이를 이용하여 건축을 하는것에 관심이 있었고, 취약해 보이는 종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강도와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렇게 처음 종이로 세운 축조물은 1990년에 세워진 가건물 '오다라와 홀' 이다. 직경 55cm의 종이관과 직경 120cm의 종이관을 이용해 만들었다. 이후 2000년에 독일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의 일본관 또한 시게루반이 종이를 이용해 지었는데, 당시 박람회의 주제가 환경문에였으므로, 일본에서도 당연히 종이를 이용해 건물을 설계해 본 시게루반의 설계안이 당선되었다. 만국박람회에 펼쳐지는 수많은 파빌리온은 결국 행사가 마무리되면 철거하고 쓰레기로 남게 되는데 시게루반은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를 이용했기 때문에 전시가 끝난 뒤에도 버려지지 않고 재활용하여 종이로 사용할 수 있는 파빌리온을 설계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종이를 이용해 집을 짓는 대표적인 건축가로 자리매김 하였다.
2. 인류를 구하는 건축가
그렇게 여러 건물을 설계하던 시게루반은 어느 날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종이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 좀더 적극적으로 많은 사람을 돕고자 했다. 또한 건축업계가 인류를 위한 작업 보다는 개발업자를 위한 작업물로 발전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시게루 반은 어느날 자연재해로 집을 잃고 낙후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건축가로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에 실망하였다. 그들이 재난으로 피해를 입을 때에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기도 하지만 건물이 무너짐으로 인해 2차적인 피해를 입는 모습들도 많았기에 건축가로서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임시주거가 필요한 곳에는 건축가가 활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임시주거환경을 마련하는 데에 자신이 힘쓰기로 결정한다. 1994년 벌어진 르완다 인종대학살 사건 당시 수많은 사람이 난민이 되만, UN에서 제공하는 피난소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시트뿐이었고 살아남기 위해 난민들은 나무를 무차별적으로 잘라내어 살기 위한 곳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주거환경이 망가지고 자연환경마저 파괴되는 모습을 보고 시게루 반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관을 사용하는 것을 제안하였고, 싸고 강도가 좋은 종이관이 좋은 효과를 보였다.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고베 대지진에도 7천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시게루반은 종이관에 방수코팅을 하여 임시주택을 만들었다. 약 3년간 이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만든 종이관으로 지어진 교회는 약 10년 동안 이용되었고 후에는 대만으로 이동하여 현재까지도 종이로 만들어진 채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고 나아가 인류를 지키고 있는 시게루 반은 끊임없이 벌어지는 세계적인 재난과 인류의 문제에 건축가로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에 큰 노고를 인정받아 2014년에 프리츠커상을 받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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